사회 시사

부탄의 저출산 대책에서 배우는 것

며칠 전 부탄에서 출생아 감소로 다자녀 가정에 현금을 지원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행복의 나라’로 불리던 부탄마저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부탄은 국민총행복(GNH) 지수로 유명한 나라인데, 경제 발전과 함께 삶의 방식이 변하면서 출산율도 영향을 받은 모양이다. 실제로 부탄의 합계출산율은 2010년 2.6명에서 2023년 1.8명으로 떨어졌다. 이는 인구 대체 수준(2.1명)을 밑돈다. 필자가 2019년 부탄 여행 중 만난 현지 가이드는 “20년 전만 해도 마을마다 아이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도시로 나간 젊은이들이 결혼을 늦추거나 아예 하지 않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부탄의 전통적인 대가족 문화는 점차 핵가족화되고 있으며, 특히 수도 팀부에서는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육아 부담이 커지고 있다.

부탄의 저출산 대책에서 배우는 것

이 현상을 보며 원인을 생각해보게 된다. 저출산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비슷한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한겨레 기사에 따르면, 도시를 떠나 순천으로 이주한 부부가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사례도 소개됐는데, 이는 삶의 방식을 바꾸는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부탄의 경우, 전통적으로 대가족 문화가 강했지만 최근 젊은 세대가 도시로 이동하고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서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부탄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25~34세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40%에 달하며, 이는 10년 전보다 두 배 증가한 수치다. 교육을 받은 여성들은 경제 활동 참여율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출산 자녀 수도 줄어들고 있다. 필자가 주변에서 보는 한국의 30대 여성들도 비슷한 고민을 한다. “아이를 낳으면 경력이 단절될까 봐 두렵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부탄의 젊은 여성들도 마찬가지로, 도시에서 직장을 구한 후에는 전통적인 역할과 현대적 욕구 사이에서 갈등한다.

사례를 더 들여다보면, 부탄 정부는 다자녀 가정에 현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셋째 아이부터 월 4000ngultrum(약 6만 7000원)을 지원한다고 한다. 이는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시도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지는 의문이다. 한국 역시 다양한 출산 장려 정책을 펴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전문 자문이 필요하다면 이혼전문변호사 상담 같은 곳을 참고하면 좋다. 하지만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사회 문화적 인식 변화가 동반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부탄 정부는 2023년부터 육아휴직을 6개월로 확대했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남성은 10% 미만이다. 문화적 압력과 직장 내 눈치가 여전히 장벽이다. 필자가 아는 한 한국의 대기업 직원은 “회사에서 육아휴직을 쓰면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봐 고민된다”고 토로했다. 부탄도 비슷한 분위기다. 현금 지원은 단기적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양육 환경과 일·가정 양립을 위한 인프라 개선이 더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점은 부탄의 GNH 지수가 출산율과 어떤 관계인지다. GNH는 물질적 풍요보다 정신적 행복을 중시하는 지표인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GNH가 높은 지역일수록 출산율이 낮은 경향이 있다. 행복 지수가 높으면 아이를 통해 행복을 추구할 필요성을 덜 느끼는 것일까? 필자는 이 역설이 저출산 문제의 본질을 드러낸다고 생각한다. 즉,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추구할수록 출산을 선택하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부탄의 사례는 단순한 경제 지원 이상의 접근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덴마크는 포괄적인 보육 시스템과 유연한 근무 제도로 출산율을 1.7명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부탄이 덴마크 모델을 그대로 따라할 수는 없지만, 지역 사회의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방안은 고려할 만하다. 부탄의 전통적인 ‘자바’ 시스템(마을 단위 상부상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 양육 부담을 분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망을 해보자면, 앞으로 더 많은 국가들이 저출산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기술 발전과 사회 구조 변화는 개인의 삶의 방식을 더욱 다양화할 것이고, 이는 출산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부탄의 사례는 단순한 현금 지원을 넘어, 일과 가정의 균형, 주거 문제, 양육 환경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결국 저출산은 경제 문제이기도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필자는 최근 한 세미나에서 인구학자로부터 “저출산은 개인의 선택이 집합적으로 나타난 결과이므로, 선택을 존중하면서도 사회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들었다. 부탄의 작은 실험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지켜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다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정책의 성공 여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바로 모든 세대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 부탄이 GNH를 내세운 이유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